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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연, 진정성 있는 연기로 헐리우드를 움직인 한국계 배우의 여정

by 해박미아 2025. 4. 7.

스티븐 연(Steven Yeun)은 한국계 미국인 배우로, 단순한 아시아계 조연을 넘어서 헐리우드 주연의 문을 연 상징적인 인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는 인기 드라마 <워킹 데드(The Walking Dead)>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얻은 후, 영화 <미나리(Minari)>를 통해 깊이 있는 감정 연기로 평단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동양계 배우에게 주연 자리가 드물던 헐리우드에서, 그는 인종의 한계를 넘어 진정한 ‘배우’로서 인정받았으며, 한국계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역사에 이름을 새겼습니다.

스티븐연의 화보 사진

워킹 데드의 글렌, 그리고 스타덤의 시작

스티븐 연은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나 5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 미시간으로 이민을 갔습니다. 대학에서는 심리학을 전공했지만 연기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졸업 후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오디션을 거듭하던 중 2010년 AMC 드라마 <워킹 데드>에서 '글렌 리' 역할에 캐스팅되며 본격적인 스타덤에 오르게 됩니다. 5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자랐지만 꽤나 준수하나 한국어 실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어려운 한자어에는 약해서 종종 영어를 섞어쓰는 정도입니다. 글렌은 초반엔 유쾌한 생존자였지만, 시즌이 거듭될수록 인간적인 면모와 강인함을 갖춘 핵심 캐릭터로 성장했고,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특히 시즌 7에서의 충격적인 죽음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으며, 이 장면은 지금까지도 미국 TV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장면 중 하나로 회자됩니다. 이 드라마를 통해 그는 단순한 동양계 캐릭터를 넘어 전 세계적인 팬층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스티븐 연의 멋진 사진

<미나리>를 통해 진짜 배우로 거듭나다

2020년작 <미나리(Minari)>는 스티븐 연의 배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된 작품입니다. 그는 이민자 가정의 가장 '제이컵' 역할을 맡아, 가족을 위해 낯선 땅에서 분투하는 한국계 아버지를 현실적이면서도 감성적으로 표현해냈습니다. 억눌린 감정, 포기하지 않는 희망, 세대 간의 갈등 등을 섬세하게 연기하며 ‘진짜 연기’가 무엇인지 보여줬습니다. 그는 이 작품으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고, 골든글로브, SAG 등 유수 시상식에서 다수 후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미나리>는 단지 한 편의 가족 영화가 아닌, 스티븐 연이라는 배우가 미국 사회에서 어떤 위치까지 올라왔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작품이었습니다. 미나리 영화에 대해 “나 자신을 연기한 것 같았다”고 고백했으며, 실제 촬영 중 부모님 생각에 눈물을 흘렸다는 인터뷰로 관객들에게 더 큰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스티븐 연의 미나리 영화 포스터

스크린 밖, 정체성과 다양성의 목소리

스티븐 연은 단순히 연기만 잘하는 배우가 아닙니다.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긍정하고, 아시아계 미국인의 현실과 목소리를 담는 작품을 지속적으로 선택해 왔습니다. 애니메이션 <인빈시블>, <노프(Nop)〉 같은 장르물에도 도전하며 캐릭터의 경계를 넓히고 있으며, 제작자로서도 활동을 확장해 미국 내에서 아시아계 창작자들의 기회를 넓히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의 흥미로운 일화 중 하나는, 배우가 되기 전 부모님이 “의대나 로스쿨에 가라”고 권유했지만, 스스로 연기를 선택하며 극단 생활부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이민자 가정에서 ‘불안정한 예술가’로 살아남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온몸으로 겪으며, 지금의 자리에 올라온 그는 후배 배우들에게도 “네 이야기를 말할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리지 말고 만들어라”는 조언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는 매체 인터뷰를 통해 “내가 미국에서 태어났든, 한국에서 태어났든, 정체성은 끊임없이 선택하고 싸워가는 과정”이라고 말하며, 인종이나 출신을 넘어 '배우'라는 정체성을 스스로 세워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아시아인이 비주류가 되는 헐리웃에서 다양성에 기여를 하는 배우이죠.

뉴욕타임즈의 스티븐연 기사 스크린샷
뉴욕타임즈의 스티븐 연 기사

스티븐 연, 진정성과 연기력으로 헐리우드를 움직이다

스티븐 연은 단지 ‘아시아계 배우’라는 수식어에 머물지 않고, 연기력과 진정성으로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 진심과 실력을 담아 감동을 주는 배우로 성장해왔습니다. <워킹 데드>의 글렌으로 대중성과 캐릭터를 증명했고, <미나리>에서는 가족과 정체성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섬세하게 풀어내며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인정받았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브랜드화하지 않고도, 진정성 있는 선택과 탁월한 연기로 헐리우드 주연의 자리를 차지한 몇 안 되는 동양계 배우입니다. 앞으로도 그는 다양한 장르, 다양한 목소리를 품은 작품을 통해 더 많은 관객들과 깊이 있는 교감을 이어갈 것이며, 그의 이름은 더 이상 인종의 대표성을 넘어서 ‘진짜 연기’의 상징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